Interests2013. 4. 29. 20:08

딱딱한 홈페이지에 따스한 시 한편.


말아톤복지재단 (http://www.malaton.or.kr/의 상임이사이신 이헌주 목사님의 따님 이유빈 씨가 적은 시.


들으면서 그 분이 겪었을 긴 시간의 외로움. 고통. 아픔이 전해지고.

또한 인간이면 누구나 한번쯤 가졌을. 뼈아프고. 슬픈 저 감정을 저렇게 이겨낼 수 있겠구나. 생각을 주었던 시.


참고로 시를 지은 이유빈 씨는 현재 20세로. 뇌성마비를 가진 장애인입니다.

말아톤복지재단 홈페이지에 환하게 웃고 있는 분이기도 하구요. :)




열등감 
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- 이 유 빈 


넌 툭하면 나를 저쪽 방 저 구석탱이로 몰고 간다. 

그리곤 내 손에 자 하나를 쥐어주지. 

다른 이들의 크고 높음을 재는 자를. 

그 동시에 나의 작고 낮음을 재는 자를. 


네가 그렇게 날 찾아올 때면, 

난 높이 자란 대나무 아래 있는 

그저 자그마한 벌레가 되어 버린다. 


네가 그렇게 나에게로 올 때면, 

나의 조그만 눈동자는 바빠진다. 

다른 이들의 드높음을 보고 

나의 잘남을 찾아 헤매느라. 


넌 나의 낮음을 잊지 않게 해주는 고마운 친구다. 

그 동시, 넌 나의 방해꾼이다. 

날 아름답게 지으신 그분을 나의 눈으로부터 가리는. 


넌 나를 끝없이 짓밟는 나의 적이요, 

내가 나다운 삶을 살기 위해 필히 물리쳐야 할 원수다. 


난 이제 너와의 치열한 싸움에서 이기련다. 

그리고 널 디딤돌 삼아 일어서련다. 

네가 준 그 낮은 마음을 고이 품은 채로. 

Posted by jinsung